제 3장 불멸의 코일 : Immortal Coils
모든 생물의 공통분모 : 유전자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생명이 존재합니다. 박테리아, 진균, 바이러스, 식물, 동물 등 여러 생명체가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러나 도킨스는 이러한 다양성 속에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유전자입니다. 도킨스에게 생물은 유전자를 복제하고 보존하기 위한 생존 매개체에 불과합니다.
다양한 생물에 존재하는 유전자는 일관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전자의 기본 단위는 뉴클레오타이드이며, 총 네 가지 뉴클레오타이드(A, T, C, G)가 존재합니다. 뉴클레오타이드가 연결되어 가닥을 형성하고, DNA의 이중나선 구조는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두 개의 가닥이 서로 맞물려 형성됩니다. 결론적으로 DNA는 뉴클레오타이드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현재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서 발견되며, DNA가 수억 년 동안 살아남았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기에 도킨스는 DNA를 '불멸의 코일'이라고 칭합니다.
DNA의 구조는 일관적이지만, 생물은 무수히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심지어 같은 종의 동물도 각각 조금씩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DNA를 구성하는 뉴클레오타이드의 순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A, T, C, G 뉴클레오타이드가 다양한 순서로 배열되어 다양한 염기배열을 형성합니다. 이전 챕터에서 보았듯, DNA의 다양성은 자가 복제 분자의 다양한 생존 방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뉴클레오타이드의 순서를 통해 DNA 구조의 일관성과 생물의 다양성이 설명됩니다.
The long-term consequences of non-random individual death and reproductive success are manifested in the form of changing gene frequencies in the gene pool.
유전자의 분포
이어서 도킨스는 유전자가 신체 내부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설명합니다. DNA는 염색체를 형성하며 핵속에 존재합니다. 염색체는 DNA가 얽혀있는 형태입니다. 특수한 몇몇의 세포를 제외하면, 인간의 모든 세포는 총 46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습니다.
도킨스는 이러한 DNA의 분포를 책장에 비유합니다. 핵은 책장이며, 염색체는 책에 해당합니다. DNA는 책이 쓰여진 언어가 됩니다. 각각의 염색체에는 신체 구성과 화학적 작용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인간의 세포는 부모로부터 각각 23개의 염색체를 받아 총 46개의 염색체를 형성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받은 염색체는 길이가 같은 염색체끼리 1대 1로 대칭을 이룹니다. 이러한 관계에 있는 염색체를 상동 염색체라고 합니다.
유전자 간의 교류
도킨스에 의하면, 상동 염색체의 유전자는 같은 신체 부위를 각자의 방식으로 서술합니다. 이는 상동 염색체의 유전자가 서로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같은 주제에 대해 각자만의 견해를 서술하는 두 권의 책과 같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상동 염색체의 유전자는 대립 유전자라고 불립니다. 상동 염색체가 같은 주제의 다른 견해가 서술된 책이라면, 대립 유전자는 두 권의 책의 각각의 페이지에 해당합니다. 페이지 수는 같지만 내용이 다른 점이, 대립 유전자가 각각의 상동 염색체에서 위치는 같지만 생성하는 단백질이 다른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렇게 서로의 내용이 다르면, 각 염색체의 유전자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신체를 어떻게 구성할지를 결정합니다. 상동 염색체 간의 대립 유전자 중 하나는 완전히 무시될 수도 있고,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종류의 염색체 간의 교류가 일어납니다. 이렇듯 하나의 유전자가 단백질로 표현되는 과정은 절대 독립적이지 않습니다.
유전자의 역할
유전자의 비독립성을 탐구한 후, 도킨스는 DNA의 주요 역할을 서술합니다. DNA의 첫 번째 중요한 역할은 복제입니다. 모든 인간이 하나의 수정란에서 시작하듯, 생물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시작합니다. 한 인간은 수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지만,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세포는 동일한 DNA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DNA의 놀라운 복제력을 보여줍니다.
DNA의 두 번째 중요한 역할은 생명 구성의 직간접적인 지시입니다. DNA는 단백질을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DNA의 염기 배열을 기반으로 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의 순서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은 신체를 구성하는 주된 성분이자,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을 조절합니다. 단백질은 세포의 세밀한 조절까지 담당합니다. 따라서 DNA, 단백질, 신체 작용의 관계를 통해 DNA가 신체 작용에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DNA가 신체 구성에 기여함으로써 DNA는 자신의 생존에 책임을 집니다. 본인이 지시한 대로 생성되는 신체의 효율성에 따라 DNA의 생존 및 보존 가능성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DNA를 담는 신체가 더욱 복잡하고 정교하게 진화하도록 하였습니다.
염색체 간의 교류 : 염색체 교차
이어서 도킨스는 염색체 간의 교류를 설명합니다. 염색체 교차는 염색체 간의 교류를 대표하는 예로, 이 과정에서 염색체의 일부분이 잘려 물리적 위치가 바뀌며 그에 속한 유전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염색체 교차는 감수분열 중에 이루어집니다.
신체 대부분을 구성하는 체세포는 체세포 분열(mitosis)을 통해 복제됩니다. 인간의 경우,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체세포는 염색체를 복제한 후 두 개의 세포로 나뉘게 됩니다. 염색체는 복제 후 바로 분리되기 때문에 생성된 두 세포의 유전자는 동일합니다. 이것이 감수분열(meiosis)과의 주요 차이점입니다.
감수분열을 살펴보겠습니다. 성세포는 감수분열로 인해 생성되는 대표적인 세포입니다. 인간의 성세포는 23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체세포와 비교했을 때 절반의 염색체 수입니다. 감수분열은 두 번의 연속적인 분열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발생하며, 각 단계에서 하나의 세포가 두 개로 나뉘어 총 네 개의 성세포가 생성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각각의 성세포는 서로 다른 유전자를 지니게 됩니다.
성 세포의 유전적 다양성은 감수분열이 단순한 복제 과정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도킨스에 따르면, 감수분열 동안 상동 염색체 간의 교차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상동 염색체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받은 염색체의 한 쌍을 의미하며, 이들의 교차를 통해 부모의 유전자가 섞인 염색체가 탄생합니다. 이는 진화론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염색체가 섞이는 첫 세대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생성된 염색체는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의 유전자의 비율이 다르며, 궁극적으로 각각의 성세포는 고유한 유전 정보의 조합을 가지게 됩니다.
유전자의 정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전자는 서로 교류하고 섞이며 생물을 구성합니다. 표면적으로 유전자는 독립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유전자는 진화의 기본 단위입니다. 수많은 유전자 간의 교류 속에서, 이웃한 염기 배열이 바뀌어도 유전자는 자신의 염기 서열을 온전히 유지합니다. 이는 몇몇 염기 배열이 뭉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비독립적 활동을 하면서도 독립적 존재를 유지하는 유전자의 아이러니를 설명하기 위해 도킨스는 유전자가 단순히 다음 세대로 복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유전자가 보존되기 위해서는, 유전자의 염색체가 바뀌고 발현이 억제 되는것과는 상관없이, 다음 세대로 복제되기만 하면 됩니다. 우연에 의해 유전자가 잘릴 수도 있지만, 특정 유전자는 단백질 생성 및 체내 생화학적 조절을 통해 본인 보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특정 염기 배열은 마치 하나의 개체처럼 유전되는 경향이 있게됩니다. 도킨스는 이러한 염기 배열의 집합을 유전자로 정의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는 수많은 교류 속에서 본인의 존재를 온전히 유지하는 유전자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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