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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독후감] 이기적 유전자_4장

제4장 유전자 기계 : The Gene Machine


다양한 생물의 진화

도킨스에 의하면 매 순간 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고자 생물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였습니다. 햇빛을 직접 활용하여 영양분을 만드는 식물이 발현되었고, 이러한 식물을 섭취하는 동물이 발현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초식동물을 섭취하는 육식 동물까지 출현합니다. 진화는 긴 시간 동안 더 다양한 동식물의 발현을 일궈냈으며, 이는 다양한 환경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생물로 발달하였습니다. 도킨스는 제4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생물들의 다양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도킨스는 이어서 단계적으로 행동의 진화를 설명합니다.


다세포성과 운동성의 진화

이이서 도킨스는 진화는 협동하는 유전자를 더 선호했다고 설명합니다. 어쩌면 매순간 변하고 경쟁하는 환경에서는 한 세포가 개별적으로 살아남는 것보다는 세포가 뭉쳐 하나의 통일된 체제를 갖추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세포가 뭉쳐 하나의 개체로 발전하였으며, 현시대의 동물은 이러한 세포 간의 소통이 거의 순식간에 이루어질 정도로 진화했습니다.

도킨스는 이러한 생물에서 발견되는 세포간의 통일된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움직임, 특히 동물의 근육에 집중합니다. 근육은 동물의 엔진입니다. 근육은 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수축을 통해 관절을 움직이며 동물에게 운동성을 제공합니다. 이렇듯 걷기와 같은 간단한 동작에도 다양한 근세포들의 수축이 통일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도킨스는 어떻게 다양한 근육 세포가 동시다발적으로 알맞은 타이밍에 수축하는지 설명합니다. 해답은 바로 뉴런입니다. 근 수축의 근본적인 신호는 전기신호이며, 이를 조절하는 세포는 뉴런이라고 도킨스는 설명합니다. 뉴런은 어느 근육 세포에 신호를 전달할지 결정하는 체내 전기 신호 전송 체계의 기본 단위이며, 기능적으로는 컴퓨터의 트랜지스터와 비슷합니다. 뉴런은 트랜지스터보다 느리지만, 단일 뉴런은 수천 개의 세포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연결단자가 3개인 트랜지스터와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이렇게 운동성에 기여하는 뉴런으로 구축한 신경망을 운동신경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연결성을 통해 다른 부위의 근육이 동시에 신호를 받아 통일된 수축을 이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감각기관의 진화

통일된 움직임의 효율성을 위해 감각신경이 발달하게 됩니다. 사냥감이 있거나, 위험으로 도망치기 위해 달리는 것은 현명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달리면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깥 환경을 인지하기 위한 감각신경과 이에 특화된 감각기관이 발현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감각기관으로는 피부, 눈, 코, 혀가 있습니다. 이렇게 생물은 통일된 움직임과 더불어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기억과 의지의 진화

하지만, 근육과 감각기관이 세분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앙 처리 장치가 진화합니다. 바로 뇌가 발현하는 순간입니다. 감각기관의 진화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수집하게 해 주었고, 근육의 발달은 더 정교한 타이밍에 근수축을 이뤄낼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분화는 더 많고 복잡한 형태의 정보를 처리해 주는 뇌의 발현으로 이어집니다.

도킨스는 특히 기억에 중점을 둡니다. 기억을 통해 현재의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과거의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반복된 동작은 더 정밀해지고 세밀화 됩니다. 이는 단순히 진화로 인해 발달한 근수축의 정교함을 뛰어넘은 한 차원 높은 조절 기작의 발현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입니다. 음성 피드백은 특정 목표치를 기준으로 하여 현재 상태가 기준치로부터 멀어질수록 더 강력한 조치를 가하는 조절 체계입니다. 이러한 조절 체계는 현재 많은 동물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체계입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변화하는 환경에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인간의 체온입니다. 이렇게 특정 목표치를 기준으로 잡힌 체계는 자연스럽게 의지의 발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행동을 취할 때 체계상 부족한 면을 채우기 위해 행동과 결정 패턴이 최적화되기 때문입니다. 배고프면 음식을 찾고, 지치면 쉬는 동작을 취하 듯이 동작에 목적성이 부여된 것입니다.


학습능력의 진화

도킨스에 의하면 운동능력, 감각기관, 기억, 의지의 발현은 곧 학습능력과 상상력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도킨스는 먼저 유전자와 개체의 행동간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도킨스는 유전자를 프로그래머, 그리고 개체를 체스AI로 비유합니다. 체스 AI는 프로그래머가 의도한 대로 체스 게임을 학습합니다. 하지만 체스 AI가 완성된 이후로부터는 프로그래머는 체스 AI가 맞붙을 상대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게임 내 모든 결정은 체스 AI가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머는 체스 AI의 전체적인 플레이의 방향성만 예측성으로 제시할 뿐, 게임의 세세한 부분까지의 결정권은 없습니다. 유전자도 비슷합니다.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을 조절함으로써 해당 개체의 생존을 지휘합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매 순간 해당 개체가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는 결정하지 못합니다. 이는 단백질 합성 과정은 매우 복잡하여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유전자가 단독으로 뇌의 개입 없이 환경에 반응하기에는 개체가 너무 느리게 반응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체스 AI 프로그래머가 그랬듯, 유전자도 결국 간접적 및 예측성으로 개체의 행동에 개입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체는 이러한 유전자의 한계를 학습능력의 진화를 통해 극복합니다. 학습을 통해 개체는 생존에 불리한 행동은 줄이고 유리한 행동은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은 매순간 변하기에, 생물의 이러한 결정은 결국 확률의 싸움입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존에 더 유리한 행동이 진화하였고, 이에 맞게 뇌가 진화하였습니다. 이러한 중간 결정 매개체인 뇌의 진화는 유전자와 독립적으로 개체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는 유전자가 담당해야 하는 정보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지니고, 궁극적으로는 더 효율적인 유전을 야기하였습니다.


상상력과 자기 인식의 진화

학습능력은 매순간 환경에 맞게 반응하는 운동성을 개체에게 선사하였지만, 진화는 더 효율적인 능력을 발현하게 합니다. 바로 시뮬레이션을 통한 학습입니다. 모든 행동을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해야 한다면, 위험한 상황에 대한 학습은 목숨을 걸어야 하기에 생존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즉, 자연스럽게 특정한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이 발현됩니다. 비록 시뮬레이션은 시행착오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리스크가 적고 반복학습을 더 많이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간접적 경험을 통한 학습은 자연스럽게 상상력의 진화로 이어집니다. 즉, 한 개체는 상상력을 통해 유전자의 정보와 반대되는 행동 까지도 학습을 통해 취할 수 있게 됩니다. 개체의 행동 결정능력이 유전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전자의 정보로부터 자유롭게 결정을 할 수 있게 된 개체는, 유전자와 독립적인 인식을 띠게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자기 인식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여러 개의 세포가 뭉쳐서 형성된 하나의 개체가, 통일된 인지능력을 통해 각각의 세포가 아닌 하나의 자아로서 스스로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소통의 발현

상상력과 자기 인식을 통해 한 개체는 스스로의 행동을 결정하기까지 유전자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진화는 항상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은 개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주변환경을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니, 진화는 자연스럽게 타개체를 통제하는 개체가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바로 이렇게 소통이 발현하게 됩니다. 도킨스는 소통을 타개체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신호로 정의합니다. 동물 간의 청각적 신호는 물론이거니와, 꿀벌이 동료들에게 꽃의 위치를 알리는 날아다니는 패턴, 식물의 무늬까지 모두 도킨스에게는 소통의 일부입니다. 이렇듯, 도킨스는 생물의 소통을 청각적 신호에 제한하지 않습니다.

전통적 진화학자들은 보내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었기 때문에 소통이 발현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우는 아이에게 먹이를 챙겨주는 어미의 모성애입니다. 아이는 영양분을 섭취하게 되고, 어미는 본인의 유전자를 담고 있는 자식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이득인 것입니다. 

하지만 도킨스는 이러한 관점과 반대되는 주장을 합니다. 도킨스는 소통도 결국에는 개체 간의 이해관계에서 발현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한 개체가 본인에게 더 유리하게 환경을 조성하고자 다른 개체를 속이는 거짓소통의 발현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입니다. 도킨스의 대표적인 예시는 꿀벌난초입니다. 꿀벌난초는 암컷 벌꿀의 형상을 가졌습니다. 이는 수컷 벌꿀을 유혹하여 꿀벌난초의 꽃가루를 묻혀 꿀벌난초의 수정을 야기하기 위한 속임수인 것입니다. 수컷 벌꿀은 번식을 위한 자신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고, 결국 꿀벌난초의 번식만 도움을 준샘입니다. 이렇듯, 전통적인 공공의 이익의 관점과 다르게, 도킨스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소통이 발달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을 초월하여 타개체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진화의 발자취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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